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110

단순하게 살기

미니멀 라이프는 실천하지 못할지언정 맥시멈 라이프는 피하고자 청소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남겨놓을까 한다. 오늘은 책장을 비우기로 결심했다. 처음 내 방을 만들면서 원하던 모습은 벽면 가득 책이 쌓인 오래된 서재의 이미지였을 텐데. 몇 년간 정리하지는 않고 읽지도 않고 던져놓은 책들이 낡아빠진 기둥처럼 쌓여 있었다. 유물 발굴하는 기분으로 책을 한 권 두 권 꺼내 분류하다 보니 주말 오후가 훌쩍 날아가 버렸다. 때묻은 동화책. 중학교 때 연예인 사진 모으려 사 모으던 잡지. 독후감 숙제 때문에 한 번 읽고 펼쳐보지 않은 어느 유명인의 자서전. 나름 버릴 건 버릴 작정으로 살아왔는데 버려야 할 것들이 이렇게나 많을 줄이야.

일상다반사 2017.05.26

칼로리로 행복도 높이기

스트레스 받는 날에는 조금 길을 멀리 돌아서 퇴근한다. 스트레스 풀이용으로 가는 가게가 있다. 보석처럼 예쁘장한 조각케이크들을 파는 곳이다. 인테리어도 인형의 집처럼 오밀조밀하고 귀여워서 오래 앉아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같지만, 주로 퇴근길에 들르다 보니 주로 케이크 두어 조각을 테이크아웃해 오곤 한다. 신제품이 자주 나오는 곳이라 진열대 앞에 서서 한참을 고민하게 된다. 선뜻 고르지 못하고 뜸을 들이고 있어도 다행히 친절한 주인 아저씨가 하나하나 설명해 주신다.

맛있는 하루 2017.05.26

비 내리는 주말 오후에는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치즈케이크

집 근처의 카페골목에는 낮에만 여는 디저트 가게가 있다. 하얀 벽을 까만 타이포그라피가 멋드러지게 장식하고 있어 더욱 눈에 띄는 가게였다. 낮에 일하고 밤에 집에 들어오는 직장인은 좀처럼 구경하러 갈 수가 없다. 불 꺼진 가게 내부를 호기심으로 엿보기만을 반복하던 어느 주말, 밀린 집안일을 마치고 동네 산책을 나섰더니 별스럽게도 가게가 열려 있었다.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가게에는 주인과 나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일상다반사 2017.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