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라이프는 실천하지 못할지언정 맥시멈 라이프는 피하고자 청소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남겨놓을까 한다. 오늘은 책장을 비우기로 결심했다. 처음 내 방을 만들면서 원하던 모습은 벽면 가득 책이 쌓인 오래된 서재의 이미지였을 텐데. 몇 년간 정리하지는 않고 읽지도 않고 던져놓은 책들이 낡아빠진 기둥처럼 쌓여 있었다. 유물 발굴하는 기분으로 책을 한 권 두 권 꺼내 분류하다 보니 주말 오후가 훌쩍 날아가 버렸다. 때묻은 동화책. 중학교 때 연예인 사진 모으려 사 모으던 잡지. 독후감 숙제 때문에 한 번 읽고 펼쳐보지 않은 어느 유명인의 자서전. 나름 버릴 건 버릴 작정으로 살아왔는데 버려야 할 것들이 이렇게나 많을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