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케이크 2

비 내리는 주말 오후에는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치즈케이크

집 근처의 카페골목에는 낮에만 여는 디저트 가게가 있다. 하얀 벽을 까만 타이포그라피가 멋드러지게 장식하고 있어 더욱 눈에 띄는 가게였다. 낮에 일하고 밤에 집에 들어오는 직장인은 좀처럼 구경하러 갈 수가 없다. 불 꺼진 가게 내부를 호기심으로 엿보기만을 반복하던 어느 주말, 밀린 집안일을 마치고 동네 산책을 나섰더니 별스럽게도 가게가 열려 있었다.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가게에는 주인과 나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일상다반사 2017.05.26

고양이는 치즈를 좋아해

큰놈은 인간의 먹거리를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다. 인간의 먹는 행위에는 흥미를 보인다. 식탁에서 밥이라도 먹고 있자면 발 밑으로 다가와 애옹애옹거린다. 있는 힘껏 몸을 늘여 인간의 허벅지에 앞발을 올려놓는다. 아일랜드식탁 바스툴에 올라앉은 사람 무릎에 괭이가 한번에 뛰어오르려면 좀 높다. 큰놈은 몇 번 종종걸음을 하고 도움닫기를 한 다음 폴짝 뛰어오른다. 밥 먹는 인간 팔뚝에 머리를 부비대며 식사를 방해한 후 식탁 위로 올라간다. 접시에 코를 대고 킁킁. 그리고 흥미를 잃는다. 다만 신기하게도 빵에 대해서만은 정신을 놓는 것 같다. 호밀빵이건, 깨찰빵이건, 기름기 반들반들한 크로와상이건, , 케이크건, 쿠키건. 집에 들어온 빵은 제일 먼저 달려들어 검사한다. 코를 들이대고 킁킁거리고 바로 혓바닥을 날름거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