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치즈를 좋아해
큰놈은 인간의 먹거리를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다. 인간의 먹는 행위에는 흥미를 보인다. 식탁에서 밥이라도 먹고 있자면 발 밑으로 다가와 애옹애옹거린다. 있는 힘껏 몸을 늘여 인간의 허벅지에 앞발을 올려놓는다. 아일랜드식탁 바스툴에 올라앉은 사람 무릎에 괭이가 한번에 뛰어오르려면 좀 높다. 큰놈은 몇 번 종종걸음을 하고 도움닫기를 한 다음 폴짝 뛰어오른다. 밥 먹는 인간 팔뚝에 머리를 부비대며 식사를 방해한 후 식탁 위로 올라간다. 접시에 코를 대고 킁킁. 그리고 흥미를 잃는다. 다만 신기하게도 빵에 대해서만은 정신을 놓는 것 같다. 호밀빵이건, 깨찰빵이건, 기름기 반들반들한 크로와상이건, , 케이크건, 쿠키건. 집에 들어온 빵은 제일 먼저 달려들어 검사한다. 코를 들이대고 킁킁거리고 바로 혓바닥을 날름거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