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는 잡고양이가 두 마리 있다. 코숏이라고 부르던가, 그래도 출처 모를 잡고양이다. 게으르고 멍청하다. 점점 살이 찐다. 인간은 밥주는 동거인 정도로 생각하는 듯 하다. 아무리 잘 봐줘도 이놈들에게 인간은 쿠션 이상의 지위는 없는 것 같다. 하루종일 자고 데굴데굴 구르다가 아침마다 밥을 달라며 침대 위를 뛰어다닌다. 그래도 인간이 TV를 볼 땐 소파 옆자리에 와서 살며시 앉는다. 앞발을 인간 다리 위에 턱 올려놓는다. 게을게을 졸기 시작한다. 당연한 것처럼 옆에 달라붙는 모습은, 그래도 사랑스럽다.
첫째는 검은 고양이. 인간과 11년동안 같이 살았다. 인간도 인생의 삼분의 일을 고양이와 함께 보냈다는 셈이다. 배에 조금 있는 반달을 빼면 새까만 놈이다. 폰으로 찍기에는 카메라가 초점을 잡지 못한다. 성능이 나아진 요즘은 그럭저럭 얼굴 보이는 사진도 건질 수 있게 되었지만, 한창 리즈시절 찍은 사진에선 얼굴이 보이지 않아. 둘째가 고등어. 이제 막 두 살이 되었다. 취미는 우다다. 책장 탐험. 눈이 동그래서 항상 얼빠진 얼굴을 하고 있는 게 포인트다.